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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트렌드

바쁘니까 짧은 것만, 지금은 숏폼 시대 (2020년 6월 3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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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유튜브가 숏 비디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받은 짧은 동영상들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평소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도 짧으니까 한 번, 두 번 그러다가 결국 추천받은 동영상들을 모두 보게 됩니다. '짧으니까'의 힘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형으로, 누구든 쉽게 끌어오는 마법의 힘을 가졌습니다.

 

 


 

 

 

 

 

 

 

 

 

숏폼은 마치 현대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 것만 같습니다. 어느 취업준비생이 신입사원 면접을 본다고 가정해보죠. 이 취업준비생은 정해진 면접 시간 안에 자신을 어필할 만한 모든 것들을 보여줘야 합니다. 바쁜 면접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선 일단 1분 자기소개를 아주 잘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면접관들이 궁금한 게 생길 것이고 질문을 할 것이기 때문이죠. 자기소개서에 두괄식이 들어가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를 모두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소제목과 맨앞 두 줄만 읽고 안 읽는다는 말도 있더군요. 기업 채용에서는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냉정한 채용 프로세스가 바로 현대사회 모습의 전형이고 숏폼은 이를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 중

 

 

 

 

이러한 현대사회 모습에 따라 맞춤형 동영상 플랫폼을 가장 적기에 출시한 것이 바로 중국업체 '틱톡'입니다. 최근 틱톡을 통해 각종 챌린지가 행해지고 있으며 특히 10대, 20대 등 젊은 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직장인들에 비해 시간이 널널한 학생들에게 왜 숏 비디오가 인기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숏폼은 현대사회를 반영했고 그에 따라 숏폼이 더 이상 바쁜 직장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 된 거죠. 학생도 현대사회의 구성원이므로 얼마든지 학생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학생들의 시간은 직장인의 시간보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숏폼 콘텐츠를 이용해 많은 인기를 끈 것은 틱톡뿐만이 아닙니다. '쿠캣' 유튜브 채널은 1~2분 남짓한 요리 영상으로 시청자들이 요리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고 언제든 들어와서 짧게 보고 쉽게 따라하도록 하여 수많은 구독자를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PB상품(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쿠캣마켓'으로 식품 사업에 진출하였고 4년만에 180억이라는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셀프 스타일링 콘텐츠를 제공하는 틱토커 '호진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호진쌤은 스타일링 노하우를 알려주는 1분 이내 영상을 제작해 많은 팔로워를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쿠캣'

 

 

 

 

개인 크리에이터만 숏폼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건 아닙니다. MBC의 '오분순삭', SBS의 '애니멀봐', TVN의 옴니버스 예능 '금금밤' 등 방송사에서도 과거 콘텐츠를 편집하기도 하고 혹은 아예 유튜브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 중 가장 성공적인 콘텐츠는 단연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워크맨'입니다. 워크맨은 방송처럼 매주 정해진 시간에 출시되나 방송 예능의 틀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콘텐츠의 길이에서 느낄 수 있죠. 언뜻 보면 개인 유튜버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명PD를 포함한 전문 방송 제작진의 작품으로 겨우 10분 남짓한 길이로 매번 몇 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공식을 제시했습니다. 나영석 PD 또한 숏폼 형식의 예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 간 세끼>, <라끼남>은 정규편성 프로그램 뒤에 5분 방영하고,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풀버전을 공개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이처럼, 앞으로 숏폼 콘텐츠는 대유행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제는 유튜브 콘텐츠가 방송이 될 정도니까요. 짧으면 짧을 수록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것이고 짧은 시간 내에 얼마나 양질의 내용을 압축해서 전달하느냐,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 수 있느냐가 콘텐츠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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